'삼성 계약설 해프닝' 고효준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기계도 놀랐다 "젊은 선수들 못지않다"
- Suhjin Bang
- 1월 16일
- 2분 분량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SS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베테랑 좌완 고효준(42)은 다른 또래 선수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보통의 선수라면 은퇴하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마련이지만, 고효준은 현역 연장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 몸이 너무 괜찮다고 느끼고, 현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운동을 하며 구단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비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45㎞의 빠른 공을 던지며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증명했다. 근래까지는 날씨가 따뜻한 태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제 캠프 출발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은 상황이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고 찾아올 수 있는 새로운 시즌을 묵묵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과 계약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고효준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화했지만, 직간접적으로 알려진 고효준의 몸 상태와 해당 팀의 사정이 어울리는 측면도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아직은 고효준이 할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성적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 구위 자체는 여전히 괜찮았다. 좌완 불펜이 필요한 팀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워낙 성실하게 운동을 하는 선수라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태국에서 귀국한 고효준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바이오메커닉스 측정을 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내 프로 유명 선수들이 찾는 SSTC 야구과학연구소에서 측정을 마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첨단 장비와 축적된 노하우로 고효준의 현재 상태를 낱낱이 진단한 SSTC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직구 구위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변화구 역시 브레이킹의 타이밍이나 휘어져 나가는 각도가 인상적이었다"고 총평했다.

▲ 아직 현역을 포기하지 않은 고효준은 마치 현역 선수처럼 시즌을 앞둔 준비를 착실하게 이어 가고 있으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며 구단들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SSG랜더스
SSTC 측은 "1983년생의 나이에 비해 가동 범위나 파워 면에서 몸의 나이는 젊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체에서 조금이라도 더 도움 받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본인의 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았으며 분석을 통해 인지하는 작업을 마쳤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42세의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측정치를 낸 까닭이다.
몸 상태가 좋다보니 앞으로 추진하는 힘도 최상위권 선수들이 수치가 나왔고, 허리의 유연성도 너무 좋다는 진단이 있었다. 어깨의 가동 범위도 평균보다는 최상위 선수의 수치와 가까웠다. 아직까지도 14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다 비결이 있었던 셈이다.

컴퓨터 분석을 통한 수치로 정확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선수로서는 현재까지의 과정, 그리고 자신의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다. 이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곧바로 입단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캠프 전 극적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효준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단지 도전의 기회만을 원하고 있다.
고효준은 2022년 KBO 1군 무대에 데뷔, 지난해까지 1군 통산 601경기를 누빈 역전의 베테랑이다. 2022년에는 45경기에서 3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해 아직 살아있음을 증명했고, 2023년까지만 해도 73경기에서 58이닝을 던졌을 정도로 생생한 어깨와 몸 상태를 보여줬다. 좌완 불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중요하고 또 변수가 많은 포지션이다. 베테랑 경험을 필요로 하는 팀이 있을지, 극적으로 계약에 성공하며 현역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태우 기자(skullboy@spotvnews.co.kr)